영남 알프스

간월산을 찜하다

aeriin 2011. 2. 16. 13:54

2011.2.15.화요일 맑고 포근

     봉돌이랑 둘이서..

간월산장 (10:30)~간월산(14:30)~간월대피소(14:50)~중식~ 하산시작(15:10)~ 간월산장(16:20)

어제 폭설이 내렸다.기상 관측 이래 최고란다. 며칠 안되 다시 기록갱신이다.ㅎㅎ 다행이 포근한 날씨탓에 도로사정이 괜찮다. 가지산의 눈꽃이 절경일것이 틀림없겠지만 올해만도 두번을 봤으니 식상하여 눈 덮힌 신불평원도 볼 겸 영축산으로 향하려 했으나 엉뚱하게 간월산으로 결정짓고 만다. 간월공룡을 타 본 지 까마득해 그걸 타자고 한다. 눈 쌓인 암릉이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괜찮단다. 간월산장에 주차를 하고 산길로 접어드니 간월산 혹은 신불산으로 향한 발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으나 간월공룡능선쪽은 흔적이 없다. 결국 러셀을 하며 길을 만들어야 할 판인데 우리는 스패츠도 잊고 왔다. 포근한 날씨라 발 이 좀 젖는 게 대수랴 싶어 강행..무릎까지 오는 눈을 헤치며 발자국을 내는 건 재미있었는데 갈수록 태산이다. 허리까지 빠지는 눈에 갇혀 허우적거리길 몇번하다보니 지치고 짜증이 났다. 암릉위에도 수북히 쌓인 눈땜에 발 디딜 곳을 가늠하기 어려웠고 밧줄도 미끄러워 몇번을 미끄러져 내려왔다 올라갔다 해야했다. 장장 4시간이 걸려 간월산 정상에 도착..정상에 첫발자국을 내고 하산하여 간월대피소 구경도 할겸 가서 가져간 컵라면과 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대피소엔 화장실과 작은 방이 하나 있을뿐인데 난방을 기대하긴 힘들어보였다. 이왕만들거면 조금 크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걸.. 말 그대로 피난시설에 불과한 듯 보였다. 

암튼, 간월공룡은 둘째치고 간월산 정상을 밟은 이는 봉돌이랑 나 둘 밖에 없었으니 오늘만은 간월산이 우리꺼다.ㅎㅎㅎ

 

 

 

 

 

 

 

 

 

 

 

 

 

 

 

 

간월재에서 간월산 정상으로 이르는 능선길 위의 발자국이 여기서 끊겼다..너무 많은 눈땜에 누군가가 정상을 포기했나보다..우린 이보다 더한 눈도 헤치고 왔는걸..포기않고 간다.

 

 

눈꽃이라곤 없다 T.T   멀리 고헌산과 가지산을 바라보며 그곳의 눈꽃을 상상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임도를 따라 빙빙돌며 편하게 내려온다.. 준비해간 비료포대는 무용지물..눈이 너무 많이 와 오히려 미끄러내려가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