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능선 부운치
2017.1. 7~8 흐리고 포근
신천,봉돌,애린
울산 장검ic in ~ 남해고속도로 ~ 지리산 ic out. 대략 3시간 30분 소요.
작년, 서북능선의 얼음꽃에 대한 여운이 가시질 않아
겨울이 오기전에 이미 봉돌은 서북능선을 계획에 넣어 뒀다.
포근한 봄 날씨라 눈 덮힌 능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지리산 아닌가..
얼마 전 내린 잔설이라도 있으려니 ...
주 능선과 나란히 걸으니 저 곳에 대한 그리움이 더 하다.
올 겨울엔 꼭 가야지..
부운치에 오르기 직전 나의 처참한 모습.
나날이 산행이 힘들어진다.
부운치
거의 3시간여를 걸어 부운치에 도착.
이곳에서 한번 자 보고 싶었던 봉돌의 바램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포근한 날씨 때문에 온통 질척거려 사이트 구축하기가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이곳 부운치는 마른 풀들이 뽀송뽀송하다. ㅎㅎ
포근해서 야외식사도 가능하다.
잔뜩 흐린 날씨라 일몰도 일출도 그리고 쏟아지는 별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저 자연에서의 하룻밤에 만족해야 한다.
다만 일기예보에 의하면 지리산엔 새벽1시부터 비가 온다고 했다.
그 비는 산정에는 눈일테니 기대를 해보고..
자정이 넘은 어느 시간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오홋..기상청이 왠일이래
새벽 3시정도까지 비가 내린다더니 새벽녘까지 눈이 내렸다.
텐트를 후두둑 때리다가 어느 순간 스윽~ 하며 눈이 텐트 경사면을 따라 내려가는 소리가 즐거웠다.
어제 이른 저녁을 먹고 5시경 텐트에 들어갔었나?
그리고는 7시에 기어나왔으니 도대체 몇시간을 텐트 속에서 개긴 건지.
책도 가져가지 않았고 인터넷도 안 터지고 DMB도 볼 것 없는 곳에서
무위의 시간 14시간.
곰처럼 동면해도 될 태세다.ㅎㅎㅎ
요즘 방학때라 학원 수강생이 늘어 전쟁 같은 수업을 며칠 하다보니
입술에 물집이 잡혔다.
하루 아무 생각없이 푹~ 쉬고 가니 피로도 많이 풀리겠지..
정리하고 일찍 하산을 시작한다.
항상 아름다운 곳..
오늘은 몽환모드다..
바래봉은 아껴두고 바로 임도를 따라 원점회귀를 하기로 한다.
이곳에서 임도까지는 600여미터 남짓.
작년엔 임도에서 이곳으로 올라와 여기서 야영을 했었다.
아랫쪽은 봄날이다.
촉촉한 대지, 싱그러운 풀냄새가 걷기의 지루함을 덜어준다.
이 아스라히 뻗은 낙엽송들은 박통 시절 밀가루 한봉지를 일당으로 주고 아이들부터 노인들까지 온 동네 사람들에게 심게 했던 거란다.
편백나무를 심었더라면 더 좋았을테지만 아쉬운대로 참으로 다행이다.
산을 깎는 대신 나무를 심은 것 그거 하나는 인정해준다. ㅎㅎ
드디어 백두대간 생태교육장 시설로 들어서고.
오늘의 산행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