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기도의 산

북한산 숨은벽 능선

aeriin 2017. 4. 24. 09:26

2017. 4.22. 구름 조금

봉돌,신천,미남님이랑 울산서 출발, 서울서 주원과 성규 합류.



10년전, 가을 , 나의 첫 무박 종주 산행이 바로 북한산.

얼굴은 반쪽으로 눈은 10리는 들어가게 만든 지옥의 종주 이후 다시 북한산을 올랐다.

수도 서울에 소재한 산들의 뛰어난 암릉미와 산세야 말이 필요없겠지만

복잡함을 병적으로 기피하는 성격 탓에 늘 열외에 둔 채로 엄두를 내지 못했다.

우리 아니온 듯의 공식 커플 1호 쮸와뀨의 집들이를 겸한 북한산 산행 제의가 없었다면

또 숨은 벽 능선에 대한 나의 오랜 염원이 없었다면

북한산은  내 평생 한번으로 족했을 것이다.

오랜만에 새벽 기상을 하여 출발~ 밤골 탐방안내소에서 주원과 성규를 만나 숨은벽 능선을 타고 백운대에 올랐다.

발 아래 서울은 역시나 내가 살 곳은 못될 것 같고

북한산과 이어진 불수도사 능선들의 수려함은 명불허전이다.



밤골지킴터 ~ 해골바위 ~ 구멍바위 ~ 백운대 ~ 우문 ~ 대동사 ~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네비에 밤골매표소가 안 나와 어찌 어찌 찾아간 곳이 사기막 탐방소..

국공직원에게 물어 다시 밤골 매표소로..

주차장이 협소에 길가에 겨우 차를 댔다.

사기막은 이곳에 비해 주차공간이 좀 여유로웠다.








오오 진달래..

확실히 북쪽 지방이다. 아직 진달래가 피어 있는 걸 보니..

우리의 영원한 산동지 신천님은 올해 처음으로 산에서 진달래를 봤단다.

오호 통재라..우리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산에 대한 열정들이 이렇게 급격하게 식어 갈 수도 있는 건가..

















암릉과 소나무 그리고 진달래와 신록들이 어우러져 가히 장관이다.






























사진 찍어대느라 꾸물대니 대장 주원이 이러다 우리 6시간은 걸리겠어요 한다.

결국, 우리 6시간 걸렸다.ㅎㅎ






이 바위 틈새를 통과해야 한단다.

통천문..




이제 본격적으로 백운대로..











많이도 들었다.  산에 올라 서울 도심을 내려다 보며 저 많은 아파트 숲에서 내 집 하나 없다는 자괴감에 대한..

난 저 곳에 내가 살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ㅎㅎ

서울은 그저 뉴욕, 파리, 런던처럼 관광 차 다녀 가는 거대 도시일 뿐이다.



우측 길이 밀리길래 아무 생각없이 좌측으로 올라갔더니

누군가 그쪽은 상행선인데..라며 혼잣말 비슷하게 하는 소리가 들린다.

앗차 싶어 다시 우측으로 넘어왔다.

내려오다보니 상행선으로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어

우측통행 하셔야지요 하며 잘난 척을 해줬다. ㅋㅋㅋ





역시 서울의 산이다. 글로벌하다.

영어는 기본이고 불어 스페인어 독일어 중국어가 마구 들린다.


너럭바위에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다 한곳을 바라보며 앉아있다.

나만  뒤돌아서..한 컷.


인수봉을 배경으로..













하산은 3.7km 돌계단을 내려오는 정도.

그럼에도 무릎과 발목이 아프다.

계곡물에 발을 식히고 나니 조금 나은 듯.








산성탐방안내소로 하산

주원과 봉돌이 버스를 타고 차량을 수거해 와 다 같이 근처 북한산 비젠 온천으로 가 깨끗이 씻고

신혼집 집들이를 갔다.

맛있는 음식과 재밌는 이야기들로 즐거웠지만

수면 부족으로 인해 나는 일찌감치 퇴장

거실 구석에서 비몽사몽 헤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