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알프스

천성산 공룡능선

aeriin 2018. 12. 2. 19:12



2018.12.2. 미세먼지 자욱 포근

봉돌/신천/영숙/달리베랑..


운동 삼아 천성산 살방 살방 다녀올 까 싶어 나섰다.

내원사에 주차하고 성불암 들머리로 이동하는 중 농담 반 진담 반 공룡 탈까 말까

말 장난을 하던 중, 어느 덧 공룡능선 들머리를 향해 가는 두사람 봉돌과 신천님,

망했다. 그러나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는 법이니..

간만에 감각에 몰입하고 놓치치 말아야 할 긴장감이 짜릿하다.

기어 오르고 매달리고..

헥헥거리면서도 이 나이에 이게 뭔 짓인가 싶어 헛웃음이 난다.

그 헛웃음이 어느 덧 파안대소로 바뀌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마음껏 웃었다.

비록 고생스러웠지만 예기치 못한 즐거움이 감사했다.


성불암 들머리 옆 돌 길로 ..












다리를 찢듯이 뻗고도 모자라 봉돌이 엉덩이를 떠밀어 겨우 발을 딛고 서 있는데

봉돌이 포즈를 취하라고 한다. 언제나 이 짓을 그만둬도 될지..ㅎㅎ


일단 숨 돌리고..



















내가 봉돌에게 요구하는 한 가지는..

풍경 속에 내가 들어 있는 사진이다.

그는 늘 풍경이 나의 배경이 되는 사진을 찍는다..

이 사진은 풍경 속에 내가 있기에  맘에 든다.








짚북재에서 하산 시작.

길은 예쁘고 편하다.

그러나 내 발목은 편하지 않다.

이 길마저 힘들게 내려와야만 하는 나의 쇠락이서글프다.









무채색 겨울이 되기 전 마지막 색채가 그 마지막 빛을 내고 있다.


찍사를 위한 사진..ㅎ




다시 한 세대를 끝낸 산은 속살이 보이도록 헐 벗고 있다.

시스루 블라우스 속에 비치는 속살처럼 섹시하다.

저렇게 까지 섹시할 필요가 있는 지 싶을 정도로..ㅎㅎ


그럼에도 소멸 되지만 파괴되지 않는 저 무궁함이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