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알프스

재약산 백패킹

aeriin 2019. 6. 10. 07:54

2019.6.8~9  구름 많고 서늘~

봉돌이랑 둘이서 재약산 사자평 전망대...



짱영감을 보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 지,

살이 찐 후 걸린 적 없는 감기에 걸렸다.

몸살에 끊임없이 흘러대는 콧물,

눈물이 마르니 콧물로도 흐르나 싶을만큼...

이렇게 마음이 허 할때는 몸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하는 법,

짱이를 데리고 다니느라  타지 못했던 얼음골 케이블카를 타고 재약산 비박을 간다.

마침, 재약산은 이제껏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풍경을 선사하며

잘 왔노라 반겨준다...







천황재 데크 공사중이다..

우리야, 재약산이 목표였기에 아쉬울 것 없었지만 이곳을 목표로 온 캠퍼들이 재약산으로 갔을 듯 하여 불안타~








환영 비행?  땡큐 꿀벌양반~


















국내 최대 고산습지인 사자평..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신불산에서 가지산에서 주변의 모든 능선들을 넘어  구름들이 몰려 오고 있다.



마치 폭포처럼 낙차 때문에 쏟아지는 구름들..





조금 이른 시간에 재약산 전망데크에 도착했지만

산객들이 다니는 시간임에도 이미 난민촌..ㅎㅎ

재약쉼터쪽으로 내려가려다 이곳의 뷰를 포기할 수 없어 그냥 머무르기로..

하지만 저녁 늦게까지 요란한 그들만의 동창회를 참아내야 했다.

웃고 떠드는 소리야 반가운 마음에 그럴 수 있다 싶지만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춤을 추고 따라 부르는 행동은 자제해 주는 게 예의 아닐까 싶다.

그들이 얘기 했듯, 나이트를 가셨으면 더 나았을 듯..






흘러 넘치는 운해..


사자봉 넘어로 해는 지고..


























제대로 대비가 안된 쌀쌀한 새벽에도 열일하는 찍사.


일몰 후, 인적이 끊어진 후, 산이 뿜어내는 고요,

태고로 부터 시작된 침묵,

총총히 박힌 별들

우리가 가늠할 수 도 없을 만큼 오래된 시간을 가진 것들이 주는 경외감 그리고  카타르시스.

존재와 변화라는 의무에 충실하며

한 세대 살아가기 급급하다

지질학적 시간에 우연히 흘러 들어

고요하고 인적 드문 세계를 발견했을 때의 감동..


오늘, 나의 이상과 감상은 요란법석 파티 소음 속에 묻혀 버려 분하다.


이 아름다운 풍경과 달의 정적이 만났다면

눈물이 날 정도로 완벽했을 듯..





멈춘 듯 움직이는 구름.  느린 승무처럼 靜 과 動이 공존한다.



지난 밤에도 구름은 저 자리에 저렇게 흘러들고 있었는데

아침에도 같은 풍경이다..

내가 자는 동안 일시멈춤 하고 있다 다시 리플레이 했나 싶을 만큼..ㅎㅎ




함께 고생하는 등산부츠에게 이 풍경을 바친다.















저길 봐, 자연이 만드는 황홀함을..





















 


 







하행 케이블카를 봉돌과 내가 전세냈다.ㅎㅎ

처음 케이블카를 탔을땐, 다음날 하행은 당연 안되는 것이라 걸어 내려왔고..

어느 정도 허용될때는 미소 작전으로 타고 내려왔고

다시 금지 되었을땐 걸어 내려와야 했는데..

이젠  서약서를 받고 다음날 12시 전에만 하행선을 탈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

이런걸 non-zero sum이라고 해야하나..ㅎㅎ

암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