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날 것 그대로의 세상...
2019.8.4~8 4박 5일
위나리&까칠님 부부와 함께 [산이 좋은 사람들] 패키지...
첫쨋날 .. 비행기 9시간 딜레이로 인해 일정 無 홀리데이인 1박
둘쨋날 .. 체체궁산 ~ 게르 1박
셋쨋날 .. 엉거츠산 ~게르 2박
넷쨋날 .. 열트 혹은 야마트산 , 몽골 전통극 관람 ~ 홀리데이인 1박
드넓은 초원과 그 위로 흐르는 은하수를 보러 몽골로 간다.
마침 나의 휴가 기간과 맞아 떨어지는 패키지 상품이 있어 고민 않고 예약했다.
내키지 않지만 영어가 잘 통할 것 같지도 도로나 교통편 이용이 쉬울 것 같지도 않아
안전하게 패키지로 가보기로 했다.
최고의 여행 파트너 위나리 언니도 흔쾌히 오케이 하니 여행도 시작 전에 벌써부터 즐겁다.
감당할 수 없는 푸르름과 무수한 별들을 기대하며 짐을 꾸려 길을 나선다.
몽골 항공편으로 2시20분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에 길을 나서 7시 20분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하여 공항 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는 중에 비행기 출발 시간이 delay 됐다고 문자가 온다.
무려 10시 30분으로..
졸지에 공항 난민에 되어 9시간을 공항에 갇혀 있다 11시가 넘은 시간에야 비행기가 뜬다.
나의 동행님들은 불평 없이 그 시간을 견뎌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4시간 이상이 걸려 몽골 징키스칸 공항에 도착하지만
시차가 우리보다 한 시간 빨라 현지 시간은 2시30분. 한 시간을 벌었다.
일행은 모두 13명.
대형버스에 13명이 타고 호텔(Holiday Inn)로...
첫쨋날, 체체궁산 (2,258M) 트레킹..
7시간 예정이라 일찍 출발해야 했지만 10시에 집결하고 12시부터 산행시작..
하늘은 잔뜩 흐리지만 걱정 없이 낯선 풍경들을 즐기며 걷는다.
귀한 에델바이스와 금강초롱이 널려 있고 흔히 보았던 야생화들도 다정하게 인사를 한다.
곧, 비는 내리기 시작하고 여행사측에서 준비해 준 도시락을 먹을때 쯤엔 폭우가 쏟아진다.
완전 방수, 나의 마인들도 바지를 타고 내리는 비에는 속수무책이다.
정비 되지 않은 산길은 진흙탕에다 빗물이 시냇물이 되어 흐르고
미끄러운 돌길에 엎어지고 자빠지고...
이 먼 몽골에 와서 개고생을 하나 싶어 억울해진다.
우리나라 산과는 닮은 듯 다른 몽골의 산..
흠뻑 젖었지만 미소를 잃지말자.
체체궁산의 정상.
따로 정상석은 없고 샤머니즘 의식을 위한 깃발들이 날리고 있다.
하산길은 엄청난 야생화 군락지..
3시간 오르고 3시간을 내려간다.
하산길은 평탄하지만 길다. 하산이 마무리 될 쯤 엄청난 야생화 군락지가 나타나서 지루함은 없다.
다만 이곳으로 하산했을 경우 대형버스가 들어 올 수가 없어 15인승 승합차를 타고 버스가 있는 곳 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보다 더한 것은 이동 중에 폭우로 인해 도로가 끊겨 철길을 건너 다른 승합차로 옮겨타야 했다는 거..
발 빠른 가이드의 대처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그렇게 지저분한 승합차는 다시는 타고 싶지 않다.ㅎㅎ
버스를 타고 울퉁불퉁한 도로를 1시간 정도 달려 테를지 국립공원 게르 캠프 사이트 태를지 로지(Terelj Lodge) 도착.
물티슈 샤워과 초원 구덩이 화장실을 예상했는데
널찍하고 깨끗한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어 무엇보다 반갑다.
입구에 앉아 하루 종일 화장실, 샤워실을 청소해 주신 몽골아주머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ㅎㅎ
이곳에서 2박을 한다.
첫째날 저녁식사는 몽골 전통 음식 허르헉.
양고기 수육이다.
첫 맛은 돼지고기 사태 수육 같아 맛있는데 몇번을 먹으니 특유의 냄새가 나서 많이 먹지는 못한다.
매일 허르헉이 나올까봐 걱정 했는데
다행이 양식 코스 요리가 나오고 아침은 호텔식 부페라 다행이다.
게르는 4인 1실, 3인1실,2인 1실 다양하다.
우리는 4인 1실, 게르 바닥이 온돌 마루다. ㅎㅎ
아마도 전기판넬인 듯.
개량 게르인 셈인데 전통 게르만큼 분위기가 나지 않지만 편하기는 하다.
둘쨋날, 엉거츠 산 (2,100m) 트레킹.
오늘도 비, 처음 일정이 꼬이니 날씨마저 안 도와준다.
첫날 비와 추위에 고생한 터라 몸과 다리가 무겁지만 기어이 따라 나서 본다.
처음 완만한 경사의 오르막이 너무 힘들다.
차라리 가파르면 몸이 풀릴텐데..
오르막은 길지 않은 편, 30여분 오르면 긴 능선길이다.
4시간 소요된다.
이틀째, 물에 빠진 생쥐꼴..
정말 아스라한 절벽, 서서는 구경 못하고 엎드려야 한다.
살 떨리는 풍경을 보고 나니 리프레싱 되는 기분이다.
정상, 역시 정상석이라는 건 없고 제단만..
아니온듯 몽골 원정대..ㅎㅎ
하산길에 비가 잦아들고 풍경이 열린다.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다.
스위스의 풍경을 닮았지만 그 보다는 더 날 것이다.
꽃밭에 누워~
캠프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승마 체험이 예정되어 있다.
동물을 혹사하는 이벤트는 거절하기로 마음 먹었기에 빠지기로 하고
대신, 캠프 주위 산책을 나선다.
한 여름에 다운 패딩이라니 행복하기도 하여라~
목동이 말을 몰아 가고 있다.
오~ 저것이 진정한 몽골의 풍경...
혹시나 하늘이 맑아져 은하수와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으려나 기대를 했지만
별은 우리에게 허락 되지 않은 듯..
별이 있건 없건 캠프 파이어로 초원에서의 마지막 밤을 정리한다.
개냥이, 게르 고양이와도 작별을...
셋째날, 몽골 전통 유목민의 게르를 방문한 후, 야마트산 (열트산) (1.900m) 트레킹을 간다.
유목민이 주는 마유주는 시큼한 막걸리 맛에 뒷맛이 비릿해 차마 두 모금은 불가능 하다.
굳이 사례금을 안 줘도 된다고 하지만 테이블에 조금 남겨두고 나왔다.
드디어 몽골의 하늘도 열리고, 푸른 하늘과 드 넓은 초원이 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이틀간의 산행으로 피로가 누적 되어 있지만 마냥 즐겁다.
풍경도 장엄하다.
피터 잭슨 감독이 뉴질랜드 출신만 아니었더라면 몽골에서 반지의 제왕을 찍었으리라..
솜다리 aka 에델바이스..
평소 사진 잘 안 찍는 봉돌 마저도 풍경에 스며들고 싶어지는..
모든 트레킹 일정이 끝나고, 징기스칸 기념동상 관광...
높이 48m의 은빛 동상.
입장료가 있다고 해서 외부에서 사진만 ! ㅎ
발 맛사지 체험이 있지만 가이드가 전신 맛사지로 업그레이드 해준단다.
맛사지 받고 몽골 전통극 관람.
아리랑을 비롯 각국 관광객들에게 익숙한 노래들도 연주해준다.
내게는 조금 지루한 공연이다.
마지막 저녁식사
몽골 샤브샤브
개인 샤브 냄비에 쇠고기, 양고기, 말고기가 나온다.
장시간 비행기의 연착과 첫날 트레킹의 악천후로 여행이 꼬이는 가 했지만
다행이 이후로는 순조로웠다.
동행들도 즐거워 했고 숙소와 음식들도 만족스러웠다.
나머지 패키지 일행 9분들도 다들 산을 좋아하고 야생화를 사랑하는 분들이라 그런지 떠들썩한 관광 보다는 트레킹에 집중했다.
별을 못 봐서 아쉬웠지만
그 때문에라도 다시 한번 몽골을 와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했다.
그렇게 되면 다음 몽골 여행지는 홉스골과 고비사막이 되겠지..
지구상, 어떤 곳은 태고의 모습 그대로 간직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몽골도 그런 곳 중에 하나다.
광활한 대자연과 그 자연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 그리고 동물들..
이곳은 여전히 조물주의 영역이다.
사는 동안, 한때는 이런 곳에 오래도록 머물어 보고 싶다.
풍경이 지루해지고 도시의 번듯함이 그리워질 때 까지..
어쩌면 그곳에 녹아들어 빠져 나올 수 없을지라도..
허나, 초원 곳곳에 건축중인 콘크리트 건물들을 필두로
견고하게 세워질 인간 영역으로의 정세 변화는 필연적일 듯 하여 아쉽다.
[산이 좋은 사람들 ]
몽골 - 체체궁산+테를지+초원트레킹 5일
145만원/인
항공료,숙박, 몽골비자, 전용차량 모두 포함이라 따로 경비가 들지는 않았다.
팁과 캐시미어 구매 그리고 맥주와 와인에 추가 경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