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대암산 20200718
오후 2시가 되어서야 집에서 나오며 거제를 갈까 합천을 갈까 고민하다 그나마 장마전선에서 조금 더 떨어진 합천 대암산으로 낙첨.. 활공장이 있어 차가 정상까지 간다고 하니 오늘도 날라리 캠핑이다. 이미 오후로 접어 들었으니 활공은 끝났을테고 조용히 지낼 수 있을까 기대를 했지만 금새 물거품이 되었다. 차량들이 몰려 올라오더니 노을 활공을 한다나 그리고 저녁엔 뒷풀이 야영도 계획하고 있단다. 진입로를 자물쇠로 잠궜어야 한다는 등, 활공에 필요한 공간 확보를 위해 텐트들을 치워야 한다는 등 그들의 텃세인지 우리의 민폐인지.. 하산을 잠시 고민했지만 이제 이런 분위기 적응할 때도 된지라 그냥 눌러 앉았다. 새벽4시경 니오와이즈 혜성을 관측할 수도 있을까 싶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닌 밤중에 기타소리에 노래 부르는 소리, 마치 쌍팔년도 해변가 MT분위기다. 수준급의 노래 실력이었다면 때 아닌 산정콘서트에 호강을 했을텐데 거나하게 취해서 부르는 노래라 고성방가나 다름 없었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니만큼 이 정도는 감내해야지 뭐... 새벽3시까지 덜거덕거리며 렌턴을 비춰 대는 통에 잠도 못자고 하늘은 잔뜩 흐려져서 혜성도 별도 못보고...
떠들썩하거나 고즈넉하거나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지만 아직은 조용히 자연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 좋다.
다시 고생스럽게 산을 올라가거나 사람들이 찾지 않는 오지 캠핑 스팟을 발굴하거나 집에서 영화나 보며 휴일을 보내거나 .... 아직 숙제는 끝나지 않았고, 좀 더 궁리를 해봐야겠다.
* 이번 캠핑은 비화식, 족발과 유부초밥, 샐러드를 저녁으로 먹고, 아침은 거르고 내려왔다. 해가 뜨자마자 텐트를 걷어 철수 .... 낙동강변에서 컵라면 하나씩 먹고 국도를 타고 느긋하게 귀울.. 앞으로는 산에서의 야영을 비화식 위주로 챙겨갈 작정이다. 리액터 정도 챙겨가서 커피 한잔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