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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 모산제 2022.10.08

모산재 돛대바위가 운해 위에 떠 있는 풍경을 보는 것은 아직 실현되지 못한 나의 작은 소망..오늘은 이 소망을 이뤄보고자 길을 나선다. 모산재로 바로 직등한 적은 처음이라...이렇게 가파른 암릉길인줄은 미처 몰랐다.. 거의 네발로 기다시피 해서 올랐다 힘들어서 반쯤 정신줄 놓고..도대체 이 영양가 없는 고생은 언제나 그만두려는지.. 천하명당 무지개터를 포기하고 우린 조망 좋은 너른 바위로..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일기예보는 이게 아니었는데..다시 구라청에게 사기당하고.. 운해는 비가 되어 내린다. 저 계단은 대둔산 철계단만큼 공포스러웠다. 네발로 곡을 하며 기어 올라왔다. 다시는 저 계단을 오를일은 없을 듯.. 꿈에 그리던 풍경은 아니지만 이 또한 아름답다. 비에 젖은 세상은 선명한 자기색을 드러낸다.

경상도의 산 2022.10.14

밀양 천황산 2022.10.01

억새시즌의 시작과 연휴까지 겹치니 천황산은 캠퍼들로 만원이다. 늘 애용하던 자리들은 모두 선점되어 우리는 갈곳을 잃었다..잠시동안.. 이 너른 산에 우리 쉴 곳이 없으랴..느긋하게 풍경부터 감상하고.. 어느 친절한 분이 아껴놓은 자리라며 억새숲 너머를 가리킨다. 밤쉘터에게는 살짝 좁았지만 조용하며 안락한 자리다. 오랜만에 산정에서 보는 일몰풍경.. 웬일로 바람 한 점 없던 밤이 지나고 다시 새날이 밝았다.

영남 알프스 2022.10.14

여수 연도

2022.9.24~25 금오도~안도~연도.. 일타삼피의 섬여행. 그렇다고 쉬웠던 것은 아니다. 긴여정과 지루한 대기시간에 파김치가 되어서야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 '연도' aka '소리도'에 도착한다. 여름은 끝났지만 가을은 미처 도착하지 않은 듯한 날씨. 그래서 푸르지만 무덥지는 않다. 청록색의 광활한 바다를 향해 유령처럼 창백한 손짓을 뿌리는 하얀 육각등대를 만나고 거대한 바위로 된 용의 등을 올라타고 비단 같은 바다를 마주한다. 수평선의 가장자리에서 밤새 빛을 내는 고기잡이 어선들이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긋고 있다. 방향을 가늠해보니 내일은 동쪽에서 떠 오르는 태양을 직관할 수 있겠다. 하늘이 허락한다면.. 내 복에 무슨 하늘 덕을 보랴..그저 구름속에서 그 존재만을 알리는 붉은 빛만 감상할 수 있다..

전라도의 산 2022.09.30

2022. 강원도 횡성/울진

이번 여행은 우리의 의사라기보다는 회사 휴양소 중 예약이 가능한 곳으로.. 미리 준비를 했으면 좋았을테지만 멍 때리고 있다 부랴부랴 찾은 곳이지만 팬데믹 이후로 집안에 갇혀 지내다시피한 부모님들도 흔쾌히 동행해 주셔서 뿌듯한 여행이 었다. 횡성 웰리힐리파크..부대시설이 다양해 아이들 데리고 놀다 오기엔 좋겠다. 곤돌라를 타고 산에 올라갈 예정이었는데 갑작스런 정전으로 곤돌라를 못타서 아쉬웠다. 웰리힐리 파크 곤돌라 대신 왕피천 곤돌라를 타고.. 횡성에서 돌아오는 길이 멀어 중간 경유지 울진에서 일박. 통고산 자연휴양림 휴양관에 숙소를 잡고 야영데크도 하나 빌려 바베큐 파티..

여행은 즐거워 2022.09.19

2022.정선

8월 14~15일 정선 하늘길을 걸으러 길을 나섰으나 태백에 접어드니 폭우가 내린다. 하늘길은 포기하고 숙소를 향해 가는길에 민둥산 이정표가 보인다. 임도를 따라 올라가니 8부능선..횡재산행이다. 폭우에 공사중인 등산로가 진흙투성이지만 푸른 민둥산은 언제봐도 멋지다. 올 여름 계획들은 비로 인해 모두 플랜B로 만족해야 했지만 세상사 모든일이 내뜻대로 내 계획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니까 최선을 다해 순간을 즐기면 되는 것. 그리고 짧은 일탈의 여흥을 에너지 삼아 일상을 계획대로 여행해 나가면 되는 것. 수온과 기온이 달라 생기는 물안개가 멋지다. 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만난 풍경..

여행은 즐거워 2022.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