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12

영실~윗세오름

2021.9.22 세번째 영실코스로 윗세오름에 오르지만 기대감은 어쩔 수 없다. 오늘은 어떤 풍경이 기다릴까.. 화려한 눈꽃과 쨍한 파란 하늘의 대비가 만들어 낸 겨울왕국에 압도됐었고, 뿌연 운무속에서도 존재감 확연했던 붉은 철쭉의 선작지왓의 풍경에 감동했지만 그런 명백한 미의 피처링이 없어도 이곳은 신비함이 가득하다. 마냥 푸르지도 그렇다고 단풍이 든 모습도 아닌 계절과 계절 사이의 짧은 전이의 찰나지만 산정무한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제주도 2021.10.12

제주 한림 : 곽지해수욕장,비양도,협재해수욕장

2021.9.21 추석연휴 제주 1일차. 추석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 워낙에 제사를 중요시 여기는 시댁이었던터라 가히 코페르니쿠스적 변혁이다. 변화의 원년도 기념할 겸, 긴 연휴를 보란듯이 알차게 보내고자 제주로 날아간다. 미리 코로나 pcr검사를 받고 음성임을 확인했다. 유명 맛집과 카페는 붐빌 듯이 뻔하니 늘 그렇듯이 산과 바다를 즐기는 것으로 계획했다. 협재 해수욕장에서 그 유명한 일몰을 기다리며.. 한림항에서 배를 타고 비양도로 넘어왔다. 비양도 등대봉 숙소 뒷마당 의연하지만 찬란하게 가라 앉고 있는 오늘의 태양. I'll be back이라고 말하며 용광로로 몸을 던지던 터미네이터처럼 비장하다.

제주도 2021.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