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8.12 흐리고 더움
아니온듯 산악회 1박2일 주중산행..초이스,위나리,태산 그리고 나
신복에서 4시출발..옥계 휴게소에서 아침먹고 8시40분 설악동 도착
설악동 탐방지원센터(9:00) ~ 육담폭포(9:25) ~ 비룡폭포(9:33) ~ 뒤돌아 턴~ 탐방금지 팻말뒤로 ~ 토왕성폭포(11:17) ~ 칠성봉(13:55) ~ 화채능선 ~화채능선 금지푯말(17:38)~ 대청봉(17:50) ~족탕~ 오색 (20:45) 대략 11시간 45분 소요
탐방객 사망사고 급증이라는 전광판의 문자를 외면한 체..설렘과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미지의 세계로..
비룡폭포를 보고 길을 되돌아 가다 다리 건너 수미터 앞 탐방 금지 표지판 뒤로 올라가면 ...우리의 목표 토왕성 폭포로 갈 수 있다..비탐방구간이기때문에 몰래 몰래..ㅎ
꼭대기에 토왕성 폭포가 살짝 보인다.
가파른 협곡을 따라 기어 오르고..
별따는 소년 릿지..
토왕좌골..여기서 오른쪽 사면을 타고 간다.
예전 사진엔 여기도 로프가 묶여져 있었으나..지금은 없당..
드디어 꿈에 그리던 토왕성폭포..그 위용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신기한 모습의 별따는 소년 릿지..
수직에 가까울정도로 가파르고 험하다. 그래도 우린 간다.. 얼마나 험난한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를 몰랐기때문에..ㅎㅎ
별따는 소년 릿지를 배경으로..
여기서부터 공포체험.. 아스라한 낭떠러지의 직벽..다행이 로프가 달려있다..울산의 무대뽀님이 몇달전 매달아 놓고 오셨다나..로프가 없었다면 우린 진퇴양난에 빠졌을터.. 비록 로프가 있었지만 발 아래의 낭떠러지에 질려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오를 수가 없었다. 침낭과 각종 1박2일 먹거리들이 들어있던 무거운 배낭을 벗어 놓고서야 올라올 수 있었다. 이후로는 썩은 동아줄 조차 구경 못했다.
로프조차 없다..바위 틈새를 손끝의 감각과 힘으로 타고 올라야 하는데 그마저도 리치랑 스탠스가 짧은 사람에겐 절대 불가능..결국 대장님이 긴다리를 뻗고 우린 그 끝에 신겨진 등산화를 붙잡고 겨우 오를수 있었다는..ㅎㅎ
고개숙여 기도(?)하고 있는 나 그리고 아픈 어깨때문에 힘들어 망연자실 하고 있는 태산 ㅎㅎㅎ
암릉이라면 급 겸손해지는 위나리 언니였지만 이때만은 누구보다도 용감했다. 비결은? 아래에 뭐가 있는지 전혀 궁금해하지 않은 체 위만 쳐다봤다는..ㅎㅎ
노적봉과 멀리 보이는 달마봉
권금성과 울산바위가 보인다.
드디어 토왕성폭포 상단.. 폭포의 발원지가 궁금해 미칠지경이었으나 호기심보다는 생명이 중요한지라 모른척하고..
우쉬~하고 있는게 아님..우리가 지나온 길에 비하면 이건 잘 닦인 신작로 ㅎㅎ
화채능선에 올라서다.
바위에 파인 웅덩이에 개구리들이 살고 있었다..
설악산 최고의 포토존..칠성봉
화채봉이 끝에 보이고 저 넘어 구름에 가려진 대청봉
칠성봉을 내려오며..
칠성봉
신선이 따로 없다..
울산바위가 운해에 떠 있는 작은 섬처럼 희미하게 보인다..
드디어 화채능선을 빠져나왔다..
대청봉에서 무식용자들 활짝 웃다..ㅎㅎ (무식해서 용감했던 4사람)
중청에서 비박을 할 예정이었으나 그냥 오색으로 하산..
우리를 끝으로 오색의 문은 닫히고..
사진으로 본 토왕성폭포에 한눈에 뿅 가버린 나.. 화성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그 기괴하고 위압적인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위험구간이고 또 비탐방구간이라 쉽지 않은 코스지만 믿는 구석이 있어 (초이스 대장님 알라뷰~ㅎㅎ)공지를 올리고 진행을 하면서도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믿음직한 동행 위나리 언니와 친구 태산이 있어 일단 출발.. 토왕성폭포에서 칠성봉에 이르는 구간은 죽음의 공포를 억누르며 올라야 할 정도로 위험했지만 토왕성 폭포를 봤다는 감격만으로도 후회는 없었다. (로프, 보조자일 없이는 절대로 그 구간을 가지 말것..특히 짧은 사람들은 ㅎㅎ )천신만고 끝에 오른 칠성봉에서 보여지는 설악은 푸른솔과 암봉 그리고 구름들이 어울어져 천상의 비경인듯 아름다웠다. 화채능선에서 대청봉으로 이르는 길은 수풀이 우거져 조망이 없어 지루했다. 더위와 긴 산행시간 때문에 체력이 고갈된데다 식수까지 부족해 많이 고생했지만 다시보는 대청봉은 여전히 눈물나게 반가웠다. 그러나 그보다 더 반가웠던 것은 어느 착한 분에게서 얻어 마신 세상에서 가장 시원했던 물..ㅎㅎ 중청에서 비박하고 담날 서북능선을 타려고 침낭에다 오리훈제에다 바리바리 짊어지고 올라갔으나 맘이 변해 오색으로 바로 하산 했다. 수년 전, 어둔 새벽길에 올랐을땐 어렵지 않던 이길이 어둔 밤길에 내려오니 왜 그렇게 힘들던지.. 택시를 타고 (양양 콜 택시이용..택시요금 40,000) 설악동 주차장에서 차량 회수한 후 택시기사님이 알려주신 C지구로 가서 숙소(스마일리조텔 콘도형 50,000원-보통은 7,8만원이라함) 정하고 근처 전라도 식당에서 저녁식사겸 하산주를 마시며 우리의 무모함과 용감함에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울산바위 산행을 기약하며 설악의 깊은 밤에 빠지지 못한 채 밤새 암릉에 매달려 허우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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