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5. 새벽엔 눈보라..일출 후 맑음. 강추위 (유일사 매표소 영하 13도)
24-25일로 예정된 비박을 한파 때문에 취소하고 나니 허전해 24일 오후 신불산 만길능선을 타러 가던 중에..차를 돌려 태백산으로 고고씽~
오후 2시40분 출발하여 경주IC ~경부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봉화 넛재 넘어 태백으로..소요시간 5시간정도 / 울산으로 돌아올땐 국도로..소요시간 4시간
유일사 매표소 (6:00) ~ 유일사 쉼터~ 천제단(7:50) ~ 태백산(8:04) ~ 문수봉 (9:30)~ 당골광장(10:45) 대략 4시간 45분 소요
택시로 원점회귀 (택시비 8800원)
내 입김에 바로 얼어버려 안경도 고글도 쓸 수가 없어 맨눈으로 다녔다.
추위에 얼어붙은 봉돌의 모자..
태백은 설국이었다. 봉화를 지날때만 해도 말갛기만 한 산천..태백산에도 눈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때 쯤 하얀 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태백으로 접어들자 온통 눈 천지..기온도 영하 13도.. 딴 세상 같았다. 태백산 한우가 유명하다고 해서 황지동에서 한우 먹고 유일사 매표소 주차장에 주차..오늘은 주차장이 우리의 비박지다.차안에서 침낭 덮어 쓰고 핫팩 두개 넣고 잤더니 새벽녘엔 더워서 땀이 날 지경..그래도 차안 공기는 얼음이 얼 정도로 싸늘했다. 새벽 3시쯤 되니 등산객들이 주차하는 소리가 들리고 따뜻한 침낭 밖으로 나가기 싫어 개기고 있으니 어느새 5시가 넘었다. 일출을 보기 위해 서둘러 준비하고 커피 한잔 먹고 출발...아침은 정상에서 떡국을 끓여먹기로 하고..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안개가 짙어 일출은 보기 힘들것 같아 땀 안날 정도로 천천히 걸어 올라가니 역시나 하늘은 잿빛이다. 잿빛 하늘 뒤로 붉은 기운이 비치는걸 보니 해가 떠 있긴 하나보다. 문수봉으로 가는 길에 하늘은 맑아져 오는데 더 추워지기 시작했다. 내복에 겨울바지를 입었음에도 엉덩이가 시리고 발이 시렸다. 영하 30-40도 지리산에서도 시리지 않던 발이 어찌나 시리던지..등산화가 문제인지 양말이 문제인지..(캠프라인에 파타고니아 울 양말을 신었었는데 아무래도 양말이 문제인듯..다음번 겨울산행때는 다시 노스페이스에 우리나라 양말을 신을것!! )
떡국을 끓이는 동안 핫팩이라도 넣어 발을 덥혀 볼 생각이었는데 우직한 봉돌..올겨울 들어 세번이나 가스버너 들고 산에 갔다 불이 안붙어 고생했음에도 또 다시 가스버너 갖고 왔다. 제 아무리 MSR 리엑터라도 가스가 얼어붙었는데 불이 붙을리 없잖오. 휘발유 버너는 차에 그냥 두고 왔단다..속에서 욱~ 하고 올라왔지만 내가 졸라서 온 태백산이라 참는다. 게다가 한우도 사줬으니 한번 더 참고..배고픔도 참고 .. 다행이 우모바지를 챙겨 갔기에 그거 껴입으니 엉덩이도 따뜻해지고 발도 따뜻해졌다.
안개속을 거닐듯 희미했던 능선들이 문수봉에 올라서니 비로소 시원하게 열렸다. 그러나 강한 바람에 밀려 사진만 찍고 하산.. 소문수봉이 오라고 손짓하지만 외면한 체 바로 당골로 하산했다. 황태해장국으로 브런치를 먹고 택시타고 유일사로 원점회귀하면서 얼렁뚱땅 태백산 산행 끝~
비록 온통 은빛으로 빛나는 상고대와 일출을 못봤지만 운무와 눈 그리고 고사목들이 어울어진 태백산 정상은 몽환경 그 자체였다는 거.
'강원,경기도의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백산-매봉산 그리고 삼척 미인폭포 (0) | 2012.08.19 |
---|---|
정선 함백산 (0) | 2012.02.13 |
원주 치악산 (0) | 2011.10.28 |
설악산 울산바위 (0) | 2011.08.14 |
설악산 화채능선 (토왕성폭포~칠성봉~대청봉~오색) (0) | 2011.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