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20~21. 오전에 눈비 후 구름많음.
봉돌, 미남,성규,주원,짱수,애린
네비게이터에 무령고개(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입력 후 8시30분 호계출발 경부고속도로 경주 in ~ 88고속도로 ~ 남장수IC out 대략 4시간 소요.
번암면사무소 앞 전주 식당서 점심식사 후 무령고개로 출발.
일기예보상, 장안산에는 금요일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눈이 내린단다. 오홋, 신난다..
토요일 아침, 울산엔 비가 조금 내렸고 전북으로 들어섰음에도 눈이 아닌 비가 간간이 내렸지만 주위 산들의 정상이 온통 하얗게 빛나고 있다.
무령고개로 올라가는 도로는 제설 작업을 한 상태지만 응달엔 얼어있어 조심해야 했다.
무령고개 주차장엔 눈이 쌓여있어 스노우체인을 감고서야 진입할 수 있었다.
하루 일찍 내려와 덕유산을 탔던 주원과 성규를 만나 인사를 하고 산행 채비를 하는데 어휴..너무 춥다.
강한 바람과 추위에 주눅 든 우리는 비박 말고 방을 하나 잡을까 모의했지만 봉돌의 개무시로 우리는 찍 소리도 못하고 따라 나섰다.
무령고개에서 정상까지는 3km조금 넘는 거리.. 짧은 거리지만 곳곳에 허벅지까지 쌓인 눈 구덩이를 건너오느라 땀깨나 흘리며 오르는데..
캬~ 능선에 올라선 풍경은 눈이 부시다.
방을 잡았으면 얼마나 아까웠을꼬..ㅎㅎ
참으로 추운 날씨였지만 추위 때문에 고생스럽지는 않았다는 점에 우리 스스로 고무됐던 산행이었다.
추위에 대한 대비가 어느 정도 됐다는 점에 만족스러웠다는 얘기다.
오늘의 대장, 위풍당당 봉돌.
쭈와 뀨 커플
총명함이 뭔지를 보여줬던 빈틈 없던 주원과 빈틈 많은 내유외유한 부드러운 남자 성규..
이 둘은 같이 있을때가 훨씬 귀엽다.
덕유산 20km를 타고 난 후라 많이 힘들었을듯..
대장은 앞서가고 우리끼리만 ..
처연해서 더욱 아름다운 소나무 둘..
우리 아니온 듯의 실세..오지랍 대장 짱수 ㅎㅎ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참견을 해대는 통에 수다스럽긴해도 미워할 수가 없다.
첫번째 데크 전망대..
이미 한 두팀(?) 이 앞서 갔기에 우리는 정상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여기에 사이트를 구축했다.
바람이 좀 불지만 달리 방도가 없다.
늘 몸을 아껴왔던 성규의 몸을 사리지 않는 제설작업에 깊은 감명을 받았당 ㅎㅎㅎ
멀리 눈으로 덮힌 남덕유의 마루금이 선명하다.
대충 눈 치우고 한컷.
아니온듯 플랭카드는 미남님이 만들어오셨다.
좋은 먹거리들 준비해 와 우리 입을 호강 시켜주는 것도 모자라 이런 이쁜 짓까지 하신다는...
데크 아래가 바람 피하기 좋을 듯 하여 아래쪽에다 텐트를 설치하라고 했건만
봉돌이 떡하니 위에 텐트를 치니 다들 군말 않고 데크 위로...
덕분에 아랫 쪽에는 밤늦게 올라오신 한 팀 에게 좋은 비박지가 되었다.
정상쪽으로 가다보면 작은 전망 데크가 있는데 그곳은 너무 작아 1-2인용 텐트 한 동 치면 꽉 찰 듯 했다.
밤 새 잘먹고 잘 놀고 잘 자고..
일어나니 온통 꽁꽁 얼어붙어 있다.
보통은 비트쉘 안에서 취사를 하면 그 열기로 결로가 비 처럼 녹아 떨어지는데 이날 밤은 결로마저 얼어붙어 비를 맞지 않아 좋았다.ㅎㅎ
다만, 모든 텐트 내부 결로마저 다 얼어붙어 버렸다는..
사이트를 정리하기 전에 봉돌이 정상을 밟고 와야한다고 해서..
정상을 향해 출발..
데크에서 정상까지는 35분정도 소요.
누군가의 럿셀작업을 고마워 했었는데..
토요일 논개골 둘레산길 이어타기 개발프로젝트 팀장님이신 백대장님이 산행팀을 이끌고 해놓으셨단다.
유명한 억새들은 눈 속에 파 묻혀 키 큰 녀석들만 간신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정상으로 오는 길에 만났던 비박팀들이 오른쪽 산사면에 보인다.
바람을 피해 용케도 자리 잡으셨네.ㅎㅎ
역시나 정상은 텐트들로 가득했다.
정상은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았다고 했다.
우리처럼 얼어붙은 텐트는 없는 걸 보니 그런가보다 했다.
저기 끝에 희미하게 지리산의 마루금이 하늘을 가르고 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역시나 시리도록 하얀 상고대가 참으로 선명하고 청아한 대비를 보여준다.
사이트를 말끔히 정리하고 다시 한컷..
비박꾼들은 절대로 산에다 쓰레기를 남겨놓지 않아요. 우리는 아니온 듯..leave no trace 다녀갑니다.
무령고개 주차장..
겨울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과 가진 자의 계절이다.
겨울 비박 또한 그렇다.
추위를 모른 채 마냥 즐겁거나 추위를 이겨낼 각종 장비들을 구비하거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위털로 감싸고 있으면서도
보다 덜 추울 수는 없을까 궁리해야 하는 추위에 취약한 나 같은 사람에게 겨울산은 참으로 난제다.. ㅎㅎ
'전라도의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덕유 서봉 비박 산행. (0) | 2016.01.03 |
---|---|
해남 두륜산 (0) | 2015.03.28 |
완주 대둔산, 난리 북새통 속에서.. (0) | 2014.11.17 |
덕유산 향적봉 그리고 적상산 (0) | 2014.11.10 |
금오도 비렁길 (0) | 2013.09.15 |